초딩생활 이야기


집은 엄마다.
그건 분명한 사실이다. 집에 엄마가 없으면 그 무엇이 많아도 집은 텅 비어있고 휑~하다.
어릴 적에 집에 들어 서면 제일 먼저 "엄마~~"하며 들어 갔고 무슨 일을 당하면 그냥 "엄마~"하고 씹는다.
나이가 오십대가 되어 서도 그냥 엄마 하고 부를 때가 많다.

난 어릴 적 부터 자취를 했다. 아버지가 공무원이라 자주 이사를 했기에 국민학교 시절엔 이사를 가도 전학을 같이 다녔건만 중학교에 들어 가니 그게 그리 녹녹치 않길래 자취를 했다.
토요일이면 집에서 가져 온 그릇을 싸 들고 집으로 향하는데 집에 들어 서면 바로 엄마 하고 부른다.
엄마는 이웃에 말을 가고 없지만 이 딸이 올거란 걸 아시고 화롯불에 신앙촌 스텐 밥솥에 하얀 쌀밥을 얹어 놨다.
그 옆엔 김치와 무를 섞은 찌게가 하도 끓어 무가 뭉글뭉글하게 익어 그것 하나 젓가락에 끼워 밥 한 사발을 다 먹는다.

지금 이렇게 좋아 질지 모르고 살았던 곳 중에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이라는 곳이 있다.
아버지가 그곳의 파출소(그 때는 지서 라고 했슴)에 근무 하셨을 땐데 양수리에서 서종면 들어 가는 버스가 하루에 몇대 안 되어 어쩌다 놓치면 십오리 되는 곳을 열 네살 어린 것이 걸어 간다.
어느 날은 가면서 옆에 있는 산딸기를 따 먹느라 늦게 들어 가니 집이 난리가 났다.

나를 본 이들이 아마 엄마한테 말을 했던가 보다.
분명히 보긴 봤는데 아이가 안 오니 난리가 날 수 밨에~ 딸기 따 먹고 또 산으로 올라가 팥배도 따 먹으며 정말 재밌게 왔는데 들어오자마자 엄마가 야단을 치시던게 얼마나 야속 했던지~

그 길을 가다 보면 군인 부대도 있고 집은 한 채도 없고 오직 한 켠은 강이고 한 쪽은 산인 길을 열 네살 어린 아이는 겁없이 걸어 다녔다.
오직 집에 가기 위해서~가서 그냥 엄마 하고 부르고 다시 야단을 맞을지언정 집은 좋았다. 엄마가 있어서~

내 주위에는 어렸을 때 엄마가 돌아 간 이들이 몇 명 있는데 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'
"언니 보지도 못한 엄마가 왜 애를 낳아 눕혀 놓으니 왜 그리 보고 싶어 소리도 못내고 한참을 허걱대고 울었어 ."
난 그 말이 와 닿는다.내 나이 50에 친정엄마가 돌아 가셨는데도 보고싶어 죽겠는데~
그리 내게 친절한 엄마도 아니였슴에도~

어제도 어느 양오뤈에 봉사를 갔다가 문득 엄마가 보고 싶어 엄마가 계신 산으로 차머리를 돌리며 엄마~하고 불러 본다 불러 보면 그냥 좋다 묘소에 가서 우리 애들이야기와 동생들 사는 이야기도 다 들려 드린다 그리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부탁까지 하고 온다 그러고 나면 참 좋다.

집에 들어 서는 아이들에게 우리엄마보다 좀 더 큰 모션으로
"어이구~~우리 새끼들"하는 것은 어찌 보면 나를 더 크게 각인 시키려는 쇼맨쉽이 아닐까?
'얌마 너희들 행복한 줄 알아 넌 엄마가 있잖아.'하는 말과 같은 행동들을~

이 가을에 왜 더 엄마가 보고 싶을까? 갈대밭의 갈대와 같은 엄마의 스침.
집은 엄마라고 하는 한 광고의 카피가 오늘 서늘한 이 아침에 참 와 닿는다.
그래 집은 엄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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